게으름과 나태한 나를 사랑하는 법

의지력 부족은 언제나 결핌과 게으름 그리고 나태한 자아에 대한 실망스러운 결과를 직면하게 한다.
아닐거라고 나는 아니라고 부정해 보지만 이 모든 것이 내 안에서 서로 얽히고 뒤틀려진 상태로 존재하며 압박하고 조르며 지치게 한다.

결론은 나의 문제라고 한다. 처음 무지한 상태에서 나는 주변의 말에 귀를 기울였고, 그들이 옳고 나는 틀리다며 검증도 하지 않고 맹신하고 했다.
한해 그리고 또 한해를 보내며 그들의 말들이 다 옳지 않다는 것을 느끼고 나서야 나는 비로서 내가 틀리지 않았음을 그리고 내가 그렇게 무지를 선택하며 살아가 이유가 없음을 발견한다.

그 발견이 내게 유익한 건 그것 때문에 나는 다른 이들의 시선에 기대지 않고, 올곧게 나를 바라보는 법을 배우게 되었다. 그래도 완전하지 않은건 그 배움이 내 것이 되기 위해서는 시간이 필요하고, 그 필요한 시간을 확보하기 위해 나는 또 다른 일에 대한 집중을 포기해야만 했다.

나는 얼마나 더 성장할 수 있을까? 40대 중반에 성장을 바란다는 것이 욕심일까? 아니면 허무한 꿈을 쫓는 어리석은 행동일까?

무언가를 간절히 바란다는 점에서 나는 아직 괜찮다고 생각한다. 그런 생각이 그리고 행동이 결국은 나란 사람을 성장이란 궤도 위에서 온 우주를 달리는 은하철도 999라 믿도록 만들 것이기 때문이다.

그렇게 게을러져도 괜찮다고 조금 나태한 모습을 보여도 살아가는데 지장이 없다고 스스로를 다독여 본다. 괜찮다. 괜찮다. 나는 괜찮다. 그렇게 말이다.

아버지의 무게

오늘은 아버지의 치매검진 결과가 나오는 날입니다.

아버지 만큼이나 긴장한 저는 애써 덤덤한 표정과 영혼 없는 위로의 말로 아버지와 대화를 나눕니다.

그러나 돌아오는 대답은 간결한 말뿐. 아버지는 그 이상 긴 대화를 이어가지 않으셨다.

담당 의사의 말로는 전체적으로 크게 이상은 없지만, 기억인지에 장애가 있는 것 같다고 판단. MRI나 혈액 검사 그리고 기타 검사에서 양호한 것으로 보아 아직 치매로 판정 짓기는 어렵지만 그렇다고 노화에 의한 기억력 감퇴로 보기도 어렵다며 경도인지장애로 볼 수 있다고 합니다.

여러가지 대안에 대해서 안내해 주지만.. 제 귀에 들어오지 않고, 귓가를 맴돈체 저는 아버지의 손을 잡고 병원을 나옵니다.

병원 수납 창구 대기석에 아버지께 기다려 달라는 부탁을 하고, 처방전을 들고 나오는 순간.

이제는 약해져가는 한 남자의 뒷모습이 눈에 아른거리기만 합니다.

내가 어렸을 때, 아퍼서 병원에 왔을 때, 내가 바라보았던 거대한 산맥이 이제는 제 어깨에 기대고, 손을 잡고, 어린 아이와 같은 모습으로 저와 동행합니다.

세월에 지친 아버지의 어깨에서

저는 다가올 미래를 봅니다. 그 어깨 너머에 있는 작은 기대도 조만간 꺼져가는 촛불처럼 아슬아슬한 위기의 순간이 다가올겁니다.

지금은 울 수 없습니다.

그 때가 오면 아버지 앞에서 원없이 울어보렵니다. 감사하고, 행복했다고, 사랑한다는 고백을 맘껏 담아 손자인 율이와 함께 울러보렵니다.

그 전까지.. 아버지! 좋은 추억 만들며, 아직 남은 여정을 함께 보내요.

사랑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