긴 하루의 시작

정말 잘 잤다는 느낌이 온 몸을 감싸고 있었다.
눈을 뜨고, 시계를 확인하기 전까지는 정말 푹 잘잤다고 생각했다.

오전 3:35.
머리가 맑아지고, 온 몸에는 힘이 들어가 있었다.
그러나 왜 그런지 나는 내 몸의 변화를 받아들이기 힘들 뿐이다.
이제 나도 불혹의 나이로 진입했다. 하루 하루가 다르게 느껴지는 때라 그러더라.

체력은 떨어지고, 사리 판단은 더더욱 힘들어지는 나이가 되었다는 것이다.

내 나이 20대의 고민이 40대로 이어지고 있다는 생각은 그냥 생각이 아니라 현실이었다.

아들이 커가고 있다. 어제는 하나남은 유치 앞니를 빼고, 해맑고 웃고 있었다. 이 녀석의 영구치가 나오면, 성장할 것이고 그리고 나는 내 영구치가 빠질 일만 남았다. 그래 그 녀석의 청춘이 나의 노년이 될 것이라고 입 버릇처럼 떠들었는데 현실은 나의 행복감과 바꾸어 버린 성장의 일부분이 되었다.

벌써 6시 7분이 지나고 있다.

오늘은 송도에 양재까지…

하루의 일정이 꽉 차있다. 그럼에도 나는 앞으로 나아가야 한다. 뒤돌아 볼 여유도, 주위를 돌아볼 마음의 시간도 모자란 때이다.

변화를 추구해야 한다고 배웠다. 새로운 문이 열렸으면 그 문 너머의 무언가가 있을지 호기심을 가져봐야 한다고 배웠다.
그 배움이 강요가 아니길 원하고, 나아가 그 호기심이 나의 발목을 잡을 장애물이 아니길 바랄 뿐이다. 결국 넘어야할 장애물이라면 기꺼이 넘어 가겠지만 그 장애물 자체가 벽이가 되어 내 앞을 막지 않길 바랄 뿐이다.

아직 시간이 좀 남았다.
앞으로 해야할 일들은 반납할 장비 목록과 새로운 버전의 OS 테스트와 학생들을 위한 OS 설치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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