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문학 소양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몇가지 현상이 나타났는데..
그 중 하나가 이렇게 역사 인물에 대한 분석과 사료집이 넘쳐 나고 있다는 것이다.
한석규가 열연한 “뿌리 깊은 나무”에서의 세종의 모습이 글을 읽는 내내 넘쳐나는 듯 했다.
한때 인본주의에 대한 회의(?) 즉, 신은 이미 죽었다고 말하며, 신본주의를 배척한 그들의 생각을 하나님을 믿는 나로서는 이해되지 않는 점도 있었다.
그러나 이 책을 읽으며 ‘애민정신’에 새겨진 사람에 대한 깊은 애정을 보며 또다른 모습의 신을 배척한 인본주의가 아닌 한국식 인본주의를 발견한 것 같았다.
어느 때처럼 한가롭게 책만 읽을 수 없는 상황이었다. 그러나 한 나라의 임금이며, 아버지로서 바쁜 중에도 책을 놓지 않았다는 그의 태도에서 새삼 내 삶에 대한 반성이 넘쳐났다.
어떻게 사람을 그렇게 사랑할 수 있었을까?
계급이 존재하던 사회에서 노비 마저도 등용하여 나라의 일을, 자신의 일을 돕는데 함께 할 수 있었을까?
책을 읽고, 배움의 깊이를 더해가면서도 다른 면에서는 나는 그런 삶을 살 수 없다고 단언하는 나를 발견하며, 아직 소양의 깊이가 이르지 못했음을 본다.
멀다. 참, 인생이 멀다고 느껴졌다.
그럼에도 予意以謂凡事專治, 則無不成 (여의이위범사전치, 칙무불성) – 무슨 일이든 전력을 다해야 이루어진다. 는 깊은 뜻을 한켠에 품어 본다.
화창한 봄날. 그 화창한 날씨 만큼이나 생각을 명료하게 정리하도록 도와주는 책이다. 사람을 사랑하는 태도의 옮음을 이 안에서 본다.